특히 이 플랫폼의 잠재력은 특정 target에 sialidase를 결합해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발표에서는 HER2-, DLL3-, PD-L1-targeted sialidase까지 언급되었으며, 이는 향후 다양한 고형암에서 새로운 면역조절 biologic class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만약 실제 임상에서 종양 내 desialylation과 면역활성화가 재현된다면, 이는 단순 신약을 넘어 “glyco-immunotherapy”라는 새로운 치료 영역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차세대 ADC Engineering의 진화: Dual-payload 전략과 새로운 고형암 표적 ENPP3의 등장
한편, AstraZeneca의 CD30 dual-payload ADC는 차세대 ADC 개발 방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기존 ADC는 대부분 하나의 payload만 사용하기 때문에 종양 이질성이나 약물내성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CD30 ADC인 brentuximab vedotin(BV) 역시 호지킨씨 림프종 치료를 크게 변화시켰지만 재발과 내성은 여전히 중요한 한계로 남아 있다. AstraZeneca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기전의 두 payload를 하나의 ADC 안에 결합했다. 하나는 MMAE 기반 microtubule inhibitor이고, 다른 하나는 TOP1 inhibitor이다. 특히 MMAE의 DAR 를 낮추어 (DAR2)로 독성을 줄이고, TOP1 저해제는 입증된 DAR인 8개로 항암효과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다양한 conjugation engineering 기술을 통해 ADC 안정성과 약물동태를 개선하고 균일한 DAR distribution을 확보했다. 전임상에서는 기존 MMAE ADC에 대한 효과가 없어진 저항성 모델에서도 dual-payload ADC가 활성을 유지하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결국 이 플랫폼은 therapeutic index engineering을 통해 종양 선택성과 항암효과는 극대화하면서 정상조직 독성은 최소화하려는 방향으로 ADC 개발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JNJ-89862175는 Johnson & Johnson Innovation이 소개한 ENPP3 표적 ADC로, 이번 AACR에서 고형암에서 새로운 표적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였다. ENPP3는 세포외 nucleotide signaling에 관여하는 막단백질로, 정상 조직에서는 제한적으로 발현되지만 암세포에서는 세포 표면 전체로 노출되어 종양 선택적 표적화 가능성을 제공한다. 발표에서는 clear-cell RCC, papillary RCC, 자궁내막암, 대장암, 폐선암, 난소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높은 ENPP3 발현이 제시되었으며, 특히 RCC에서 세포막 발현이 두드러짐을 소개하였다.
JNJ-89862175는 J&J의 Dolasynthen 기반 ADC로, 정밀 결합 기술과 가지형 연결체를 통해 높은 안정성과 균일한 DAR을 확보했다. Payload로는 auristatin 유래 AF-HPA가 사용되었으며, 주변 종양세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절된 bystander effect가 특징이다. 전임상에서는 강한 결합력, 빠른 세포내 유입, 높은 세포독성이 확인되었고, ENPP3 결손 세포에서는 효과가 감소해 표적 특이성도 입증되었다. RCC는 이미 VEGF 억제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HIF2α 억제제 등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가 되었지만 ADC 영역에서는 아직 뚜렷한 돌파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ENPP3 표적 ADC는 향후 RCC와 다양한 고형암에서 새로운 치료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 차세대 T-cell Engager의 진화: CRS 감소와 선택적 T세포 활성화 전략
AZD8359는 AstraZeneca가 개발 중인 CD8-guided T-cell engager(TCE)로, TCE 개발의 가장 큰 한계였던 CRS(cytokine release syndrome)를 줄이기 위한 접근이다. 기존 TCE는 CD3와 결합해 강력한 항암효과를 유도하지만, 광범위한 T세포 활성화로 인해 심한 CRS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립선암은 낮은 T세포 침윤과 억제적인 면역 미세환경 때문에 TCE 개발이 어려운 영역이었다.
AZD8359는 전립선암에서 높고 비교적 균일하게 발현되는 STEAP2를 표적으로 한다. 발표에서는 PSMA보다 더 종양 특이적이면서 균일한 발현이 제시되어 전립선암 특이 표적으로서의 가능성이 강조되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CD8-guided activation”이다. 기존 TCE가 전체 CD3 T세포를 활성화하는 반면, AZD8359는 anti-CD8 guiding arm을 통해 CD8 양성 세포독성 T세포를 우선적으로 활성화하도록 설계되었다. 즉, 항암효과는 유지하면서 CD4 기반 cytokine release는 줄이려는 전략이다.
전임상에서는 STEAP2 의존적 세포독성, 선택적 CD8 활성화, 감소된 cytokine release, 골전이 모델에서의 완전 관해가 보고되었다. 이는 기존 TCE보다 치료지수를 크게 개선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전이성 호르몬 저항성 전립선암의 치료는 AR pathway inhibitor, 항암화학요법, PARP inhibitor, 방사성의약품이 중심이며 면역항암제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만약 AZD8359가 실제 임상에서 높은 효능과 낮은 CRS 위험을 동시에 입증한다면, 전립선암뿐 아니라 다른 고형암 TCE 개발 방향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IPN01203은 IPSEN Bioscience가 발표한 매우 독특한 면역항암 플랫폼으로, 핵심은 특정 T세포 clone만 선택적으로 증폭시키는 “specific T-cell activator”라는 점이다. 이 약물은 CAR-T처럼 새로운 면역반응을 만들거나, 기존 T-cell engager처럼 전체 T세포를 광범위하게 활성화하는 방식이 아니다. 대신 Vβ6/Vβ10 TCR repertoire를 가진 특정 endogenous T-cell subset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한다. 발표에 따르면 Vβ6/Vβ10 T세포는 tumor infiltrating lymphocyte(TIL)의 11%를 차지하며, IPN01203는 anti-TCR Vβ6/Vβ10 arm과 IL15 receptor co-activation을 결합해 이 clone들을 선택적으로 확장시킨다.
구조적으로는 anti-TCR arm, IL15/IL15Rα sushi domain, Fc engineering이 결합된 multi-domain biologic으로, TCR signaling과 IL15R signaling을 동시에 유도한다. 이를 통해 선택적으로 Vβ6/Vβ10 클론의 확장, CD8 친화적 증식, 기억세포 phenotype(Tcm)의 확장, TME remodeling이 관찰되었다. 특히 pan-CD3 engager와 달리 cytokine release와 NK activation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즉, 특정 T세포 clone만 정밀하게 증폭시켜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이 전략은 기존 T세포 침윤과 endogenous antigen recognition에 의존하기 때문에 immune-desert tumor에서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PD-1 저해제, 종양 백신, 방사선치료제, ADC 등과의 병용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IPN01203는 단순 cytokine therapy나 T-cell engager가 아니라, “프로그램화 할 수 있는 내재 T-cell 증폭”이라는 새로운 면역항암 개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택적 면역조절과 정밀 Biologic Engineering의 시대를 보여준 AACR “New Drugs on the Horizon”
이번 AACR 2026 “New Drugs on the Horizon” 세션에서 소개된 non-TPD 기반 플랫폼들은 단순히 새로운 표적이나 강한 약물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종양 선택성, 면역조절, 약물전달, 안전성을 동시에 최적화하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Glyco-immunotherapy, dual-payload ADC, 차세대 T-cell engager, selective T-cell activator와 같은 접근들은 각각 다른 기술처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종양 미세환경과 면역반응 자체를 보다 정교하게 재설계하려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정상조직 독성, 내성, 바이오마커, 실제 임상적 재현성과 같은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션은 향후 항암제 개발의 경쟁이 단순한 세포독성 강화가 아니라, 암 생물학과 면역체계를 얼마나 선택적이고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