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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O 특별기고 ②] EGFR×HER3 이중특이성 ADC : Iza-bren의 도전

  •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2025-06-18
  • 출처:THE BIO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이사.  (출처 : 더바이오)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이사.  (출처 : 더바이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Annual Meeting 2025)는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방사성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의 임상 결과와 더불어, 바이오마커 기반 정밀 치료, ctDNA를 이용한 최소잔존질환(MRD) 평가, 그리고 디지털 헬스 기술의 종양학 적용 등 미래지향적 주제들이 중심 무대에 올랐다. 특히 전통적인 암종 중심의 발표를 넘어, 약물 메커니즘과 표적 특이성에 기반한 트랙 구성이 강화되었으며, 이는 정밀의학 시대의 흐름에 맞춘 진화로 평가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이번 기고는 단순히 항암제 후보 물질들의 임상 결과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I-SPY2와 NCI-MATCH와 같은 공공 임상 플랫폼이 약물 개발과 환자 선별 전략에 어떻게 구조적으로 기여해왔는지를 되짚고, 정밀의학이 임상시험 설계와 치료 접근성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함께 조명하고자 한다. 이번 기고는 총 6편으로 나눠 차례로 <더바이오> 홈페이지에 기재된다. 

폐암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다. 특히 비소세포폐암(NSCLC)은 전체 폐암의 약 85%를 차지하며, 그 중 일부는 표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나 ALK, ROS1, KRAS, BRAF, RET, NTRK 등의 유전자 이상을 동반한다. 

지난 10여 년 간 ‘클래식 EGFR 변이(exon19 결손, L858R)’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들이 먼저 개발되어 임상 현장에 보급됐다. 그 외에도 ALK, ROS1, RET, BRAF, MET, KRAS G12C, HER2 변이 등 다양한 드라이버 유전자에 대한 표적치료제들이 연구와 임상을 통해 승인받아 점차 치료 옵션이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아직 치료 반응률이나 지속기간에서 한계를 보이거나, 내성 문제로 인해 재치료 전략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ASCO에서 발표된 iza-bren(izalontamab brengitecan 성분의 약칭, 코드명 BL-B01D1)의 임상1상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이 약물은 EGFR과 HER3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특이성 항체-약물접합체(bispefic-ADC)다. 핵심은 ‘클래식 EGFR 변이 외의 유전자 이상’을 가진 환자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izalontamab은 EGFR/HER3 이중 표적 항체 성분이고, brengitecan은 결합된 약물(payload) 성분으로 topoisomerase I 억제제 계열이다. 

iza-bren의 기술적 특징은 이중표적성과 약물전달 효율성에 있다. 종양세포에 과발현된 EGFR과 HER3에 동시에 결합해 선택적으로 항암약물을 주입한다. 이를 통해 정상세포에 대한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세포에 집중적인 타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흔히 말하는 표적치료제의 정밀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임상시험에는 총 60명의 환자가 참여하였고, KRAS, BRAF, MET, ALK, ROS1, RET 등 다양한 드라이버 유전자 이상을 가진 환자들이 포함되었다. 대부분 치료 경험이 풍부하고 선택지가 거의 남지 않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환자군이었다. 

전체 객관적 반응률은 30.0%였고, 질병조절률은 73.3%에 달했다. 반응지속기간의 중앙값은 5.6개월, 무진행생존기간은 6.2개월로 보고되었다. 특히 EGFR exon20 insertion, HER2 변이, KRAS G12C 변이 등 기존 치료제가 제한적이었던 하위군에서도 부분반응 또는 질병 안정 효과가 확인되어 향후 2상 이상 임상 확장의 근거로 주목된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으며, 20% 이상 빈도로 보고된 주요 이상반응은 메스꺼움(33%), 피로감(28%), 백혈구 감소(25%), 발열(22%) 등이었다. 3등급 이상의 중증 이상반응은 전체의 약 15%에서 발생하였으나 대체로 관리 가능한 범위였다.

이제 폐암 치료는 단순히 EGFR, ALK 등의 단일 표적만을 말하지 않는다. 다양한 유전자 이상을 이해하고, 그에 맞춘 정밀한 치료전략을 설계하는 시대다. 

iza-bren이 보여준 이중표적 ADC 접근은 ‘클래식하지 않은’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물론 환자 숫자가 제한되어 있는 1상은 신중히 해석되어야 하며, 향후 무작위 대조군 비교 연구와 생존지표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작은 시작이, 수많은 치료 사각지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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